에티오피아 커피여행 참가 후기

커피를 좋아해서 신청한 여행이었지만, 다녀와 보니 이 여행은 단순히 “좋은 커피를 마시는 여행”이 아니었습니다. 오히려 제가 매일 아무렇지 않게 마시던 한 잔의 커피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손과 시간, 그리고 삶을 지나오는지 처음으로 실감한 시간이었습니다.

가장 기억에 남는 건 시다마 산지에서 봤던 커피나무였습니다. 사진으로만 보던 빨간 커피 체리가 실제로 가지마다 달려 있고, 그 열매가 하나하나 수확되고 선별되는 모습을 보니 커피가 갑자기 훨씬 더 ‘가까운 것’처럼 느껴졌습니다. 카페에서 마실 때는 산미나 향, 바디 같은 표현만 생각했는데, 현장에 가보니 그 맛 뒤에는 날씨와 흙, 농부의 손길, 기다림 같은 것들이 먼저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.

전통 커피 세리머니도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. 커피를 빨리 내려 마시는 게 아니라, 생두를 볶는 향을 함께 맡고, 천천히 기다리고, 함께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. 그 순간에는 커피가 음료라기보다 누군가를 환대하는 방식처럼 느껴졌습니다. 에티오피아에서 커피가 왜 문화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.

의외로 마음에 깊게 남은 건 학교 현장 방문이었습니다. 처음에는 커피여행인데 현장 방문이 어떤 의미일까 싶었는데, 막상 가보니 이 지역을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. 커피가 자라는 땅에 실제로 살아가는 사람들, 아이들, 학교의 일상을 보면서 이 여행이 단순히 산지를 둘러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

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도 커피를 마실 때마다 에티오피아에서 맡았던 볶은 커피 향, 산지의 공기, 길 위에서 봤던 풍경들이 자꾸 떠오릅니다. 예전에는 커피를 맛으로만 기억했다면, 이제는 그 뒤에 있는 사람과 시간을 함께 떠올리게 됐습니다.

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특별하게 느낄 여행입니다. 그리고 커피를 잘 몰라도, 한 나라의 문화와 사람을 천천히 만나고 싶은 사람이라면 오래 기억에 남을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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